본문 바로가기
함께하는 영화話

전쟁영화 봇물 …中극장가 ‘新르네상스’

by 하승범 2008. 1. 7.

전쟁을 소재로 한 천커신(陳可辛)과 펑샤오강(憑小剛) 감독의 블록버스터급 ‘허쑤이피엔(賀歲片.연말연시 흥행을 겨냥한 대작)’이 중국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주요 도시 극장가는 요즘 오후 7시께면 천 감독의 ‘터우밍좡(명장, 投名狀)’펑 감독의 ‘지제하오(집결호, 集結號.나팔소리)’를 보려는 관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 영화팬들은 “오랜만에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를 봤다”며 만족감을 표시한다. ‘허쑤이피엔(賀歲片)을 본 뒤 으레 영화사 측에 욕을 퍼붓던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다른 표정이다.

두 편의 전쟁영화는 ‘중국의 흥행 대작은 모두 무협영화’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며 중국 영화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한 주 간격으로 개봉된 두 편의 영화는 한 달도 채 안 돼 중국 국산 영화로는 드물게 2억위안의 관람료 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영화관의 상영 점유율로 보면 ‘지제하오(집결호)가 50%로 한 주 앞서 개봉한 ‘터우밍좡(명장)’(30~40%)을 앞서고 있다. 이들 영화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의 전체 관람료 수입은 전년에 비해 6억위안 늘어난 33억위안을 기록했다.

터우밍좡(명장)은 애정영화의 귀재 천 감독이 처음 메가폰을 잡은 전쟁영화로, 사나이들의 야망과 의형제 간 대결을 주제로 하고 있다. 냉혹한 살상 장면이 화면 가득하고 ‘같이 태어나지 않았지만 한날한시에 죽자(生不同生 死必同死)’며 피로 나눈 맹세는 불신과 이기심으로 파국을 맞는다. 포문을 껴안은 병사의 전신이 터져나가는 모습은 관중의 인내심을 시험하듯 잔혹하고 끔찍하기가 이를 데 없다.

특히 리롄제(李連杰)의 흉포하고 잔인한 캐릭터가 압권이다. 군령을 어긴 부하를 읍참마속 하는 비정과 피로 결의한 형제 자오얼후(趙二虎)를 살해한 뒤 고뇌하는 표정 연기가 눈길을 끈다. 또 자오얼후로 분장한 류더화(劉德華)는 의협심 강한 영웅적 캐릭터를 유감없이 연기하고 있다.

펑 감독의 ‘지제하오(집결호)’터우밍좡(명장)과 같은 계열의 전쟁영화로, 진한 우애와 끓는 피의 정신세계를 테마로 했다는 점에서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영화팬들은 극적 반전과 함께 생사의 고비에서 피어나는 불꽃처럼 뜨거운 우애에 깊이 매료된다. 주인공 장한위(張涵予)의 연기는 ‘터우밍좡(명장)’팀의 연기를 능가한다는 게 영화계의 평이다.

다만 ‘지제하오(집결호)’가 극 전개 과정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일부 모사했다는 점이 옥에 티로 지적되고 있다. ‘지제하오’ 관객들은 또 영화 속에 잠깐 등장하는 한국전쟁 장면에 대해서도 ‘사족’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영화는 시대 배경 및 내용적 구조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허쑤이피엔(賀歲片)으로 동시 출시된 데다 모두 전쟁을 소재로 사나이들의 의리를 다뤘다는 공통점을 띠고 있다. 영화인들은 전쟁영화로서 ‘터우밍좡(명장)’이 펑샤오강의 ‘지제하오(집결호)’보다 한 수 위라며 ‘무서운 신예’ 천커신의 손을 치켜세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국 극장가에 이처럼 ‘전쟁의 포연’이 자욱한 가운데 한편에서는 베를린영화제에까지 출품됐던 리위(李玉) 감독의 ‘핑궈(사과, 苹果, 로스트 인 베이징)’에 대한 색정영화 논란이 영화 무대를 데우고 있다. 안마업소 사장의 유부녀 안마사 추행과 임신, 사장과 안마사 부부간 친자 여부를 놓고 벌이는 금전거래 과정에는 여성을 씨받이 정도로 여기는 시대착오적 무지가 엿보인다.

돈으로 흥정해 임신한 아이를 출산케 한 뒤 육아용품을 사들고 주인공 부부를 찾아 임신 기간에 부부관계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장면은 인륜을 희롱하는 언어도단에 가깝다. 홍콩 영화계는 ‘핑궈’가 예술성과 동떨어진 난잡한 3류영화라는 판정을 내렸다.

“방종의 육체, 미로의 영혼”이라는 선전 문구부터가 심상치 않은 ‘핑궈’는 특히 주인공들의 적나라한 베드신에 이르러 분홍색 썩은 사과의 마각을 숨김없이 드러냈다는 평가다. 당국은 지난주 ‘핑궈’의 상영을 즉각 중단시키고 영화제작업 허가 취소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출처; 헤럴드경제,  최헌규 특파원 k@heraldm.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