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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태평양

천황 (Emperor, 終戦のエンペラー, 엠페러) 2012년 미국 일본

by 하승범 2013. 12. 26.


천황 (Emperor, 終戦のエンペラー, 엠페러) 2012년 미국 일본


태평양전쟁 종전 직후인 1945년 연합군 점령지 일본을 배경으로 '히로히토' 일본 천황(昭和天皇, Hirohito, 1926년 12월 25일 ~ 1989년 1월 7일)에 대한 전범재판회부에 대한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조사과정을 다룬 영화이다. 일본 원작, 일본 자본, 일본 프로듀서 등이 투입되어 헐리우드 영화로 포장된 일본영화이다


이 영화의 대부분은 뉴질랜드에서 촬영되었지만 일본 내 촬영 중에는 최초로 일본 황궁 내부에서의 촬영이 허가될 정도로 일본에 호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은 시로 오카모도(岡本嗣郎, Shiro Okamoto)의 소설 '폐하를 구하세요' (陛下をお救いなさいまし, His Majesty's Salvation)이다.


결국 이 영화는 맥아더장군의 정치적인 야망과 일본사회의 재건이라는 목표를 위해 일본 천황에 대한 면죄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일본제국군대가 아시아국가들에게 만행이 일본식 역사인식-대동아공영권-으로 표현되는 등 일본을 옹호하는 영화이다. 


감독 : 피터 웨버 Peter Webber

출연 : 토미 리 존스 Tommy Lee Jones, 매튜 폭스 Matthew Fox, 하츠네 에리코 Eriko Hatsune, 니시다 토시유키 Toshiyuki Nishida, 모모이 가오리 Kaori Momoi, 이부 마사토 Masato Ibu



이 영화에서 미 육군 소속 심리전 전문가인 보너 팰러스 장군(Brigadier General Bonner Frank Fellers, 1896년 2월 7일 ~ 1973년 10월 7일)이 1940년 일본 동경을 방문하여 아야 쉬마다(島田あや)를 만나 사랑을 나누며 일본군에 대한 논문을 쓰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보너 팰러스 대령은 1940년 8월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관 무관으로 당시 지중해 전역의 영국군 작전 등을 분석,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후 OSS(Office of Strategic Services)에 근무했던 보너 팰러스 장군은 1943년 여름부터는 맥아더장군의 심리전 담당 보좌역으로 태평양전역에 근무하게 된다. 


영화에서 처럼 일본전문가는 아니였다. 1945년 종전 후 그는 일본에서 맥아더장군의 지휘아래 전범선별작업(Operation Blacklist)에 관여하며 히로히토 천황과 그 가족들이 전범에서 면제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결국 그 공로로 1971년 히로히토 천황으로 부터 황실 훈장(瑞宝章, Second Order of the Sacred Treasure)를 수여받았다.



이 영화에서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전쟁행위를 옹호하고 전쟁피해를 강조하는데 노력한다. 아시아 제국에 대한 침탈은 기존 서구제국주의의 식민지를 서구로 부터 빼앗았다는 '대동아공영권'을 옹호하고 원폭피해와 미군의 전략폭격으로 폐허가 된 동경의 모습을 강조할 뿐이다. 


1940년 8월 1일 일본 외무성대신 '마쓰오카 요스케(松岡洋右, 1880년 3월 3일 ~ 1946년 6월 26일)'는 제국주의 일본이 천황의 자비로운 통치 아래 통합하는 이른바 '대동아공영권'의 성장계획을 밝히며 일본의 영토확장야욕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렇게 영토를 확장한 일본제국은 '세계에는 우월한 민족과 열등한 민족이 있으며 열등한 민족을 이끌고 계몽하는 것은 우월한 민족의 신성한 의무이다'라며 '지배자우월'주의에 빠져 점령지에 대해 '불관용'주의를 적용하였다. 


일본제국은 점령지에 피정복민들의 환심을 사는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그들에게 그 점령지는 필요한 자원을 뽑아가고 피정복민들을 가장 위험하고 천한 일에 동원하여 일본의 생활공간을 풍족하게 하는 착취대상일 뿐이었다종전 후 미국이 일본 재건에서 보여준 사례는 오직 '관용'만이 사람들의 복종심과 충성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종주의, 종교적 광신, 이념전쟁, 인종청소 등을 토대로 한 사회가 세계적인 패권 국가가 된 사례가 없다. '관용'은 인종, 종교, 민족, 언어 등 여러 면에서 이질적인 개인이나 집단이 그 사회에 참여하고 공존하면서 번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자유를 일컫는 것이다" (제국의 미래 Day of Empire, 2007, 에이미 추아著)   


일본인들은 자신이 보여주었던 점령지에 대한 '불관용'을 잊고 미국 등 연합군의 점령지에 대한 '관용'을 요구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런 점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당시 일본의 분위기는 오키나와섬에서 겪은 것 처럼 남녀노소 죽창으로 최후 일인까지 죽음으로 항전을 할 태세였다. 원자폭탄은 다른 관점에서 미군의 일본본토 상륙작전을 막으므로써 수십만의 미군과 수백만명의 일본인을 구한 것이다. 그런데 그 원폭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은 숨기고 그 원폭으로 숨진 수십만의 민간인 희생만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런 영화는 보는 내내 불편하다 () 201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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