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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 감상究

영화속의 전쟁 - 제1차 세계대전

by 하승범 2007. 3. 10.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은 그전에 벌어진 숱한 전쟁들과는 크게 달랐다.

첫째, 25개국이 참전했을 정도로 대규모 전쟁이었다.

둘째, 총력전 성격을 지녔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같은 과거의 전쟁들은 군인들끼리의 전쟁이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은 민간인까지 포함, 얼마나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느냐로 승패가 갈렸다.

셋째, 전차·전투기를 비롯한 20세기 과학문명의 산물들이 선보였고 화학가스도 뿌려졌다. 그래서 사망자가 9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희생자가 생겨났다.

넷째, 참전국들의 군사력 균형이 팽팽해 지구전 양상을 보였다. 전술 측면에서는 참호·엄폐호를 파고 철조망을 둘러 방어에 주력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제1차 세계대전을 그려낸 영화들은 대체로 전쟁의 참혹함, 참호 속에 웅크린 채 머리를 감싸는 어린 병사, 적진을 향해 돌격하다 기관총탄에 맞아 넘어지며 철조망을 두 손으로 붙잡은 채 숨을 거두는 병사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루이스 마일스톤 감독·1930년), ‘영광의 길’ (Paths of Glory· 스탠리 큐브릭 감독 ·1 957년), 호주 감독 피터 위어의 ‘갈리폴리’ (Gallipoli · 1981년) 등이 제1차 세계대전이 담긴 특성을 그려낸 대표적인 우수작이다.

아카데미영화제 작품상·감독상을 받은 ‘서부전선 이상 없다’(130분)는 ‘개선문’의 작가로 잘 알려진 에리히 레마르크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흑백영화다. 실전을 그대로 보는 듯한 숨 가쁜 구성으로 130분 동안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학교에 다니다 지원병으로 나선 어린 독일병사 파울이 주인공이다. 영화 속에서 파울은 말한다. “우리는 참호 속에서 죽지 않으려고 싸울 뿐이다.” 그러나 참호 가까이로 날아든 나비에 손을 내밀던 파울은 저격수의 총알에 숨을 거둔다.

진흙탕 속에서 밀고 밀리는 공방전과 공동묘지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전투장면은 압권이다. 거의 50년 뒤 델버트 맨 감독이 만든 또 다른 ‘서부전선 이상 없다’(1979년)보다 뛰어나다.

미국 영화 ‘영광의 길’은 험프라 코프의 소설 ‘영광의 오솔길’을 바탕으로 한 작품(87분·흑백영화).

제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군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다루었다. 무모한 공격작전으로 많은 병력손실이 생기자 그 책임을 병사들이 지고 총살형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커크 더글러스가 장군과 병사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프랑스군 대령이다. 큐브릭 감독은 핵전쟁 위험성을 다룬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년), 베트남 전쟁을 다룬 ‘풀 메탈 재킷’(1987년)을 비롯한 여러 전쟁영화를 만들었다.

서정적인 명곡 ‘알비노니의 아다지오’가 잔잔히 흐르는 ‘갈리폴리’(110분)는 ‘죽은 시인의 사회’(1989년)로 잘 알려진 위어 감독의 초기 작품.

이집트를 거쳐 터키전선에 투입돼 영국군 사령관의 지휘를 받던 호주군 소속 두 젊은이의 우정과 전쟁의 비정함을 다룬 영화로 멜 깁슨의 20대 때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유용원의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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