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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전쟁 - 태평양전쟁 '진주만기습'

전쟁영화 감상究

by 하승범 위드아띠 2007. 3. 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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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9·11 테러가 발생하자 미 언론들은 “제2의 진주만 기습 사건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1941년 12월8일 일본 연합함대 소속 공격편대의 진주만 공습은 그만큼 미국인들에게는 잊지 못할 악몽으로 남아 있다. 그 공습은 3년 반 넘게 벌어진 태평양 전쟁의 서막이었다.

일본 연합함대사령관 야마모토 이소로쿠의 노림수는 선제공격으로 태평양 제해권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2시간 남짓 이어진 기습으로 미 태평양함대(사령관 허스번드 키멜 제독)는 5척의 전함, 3척의 구축함, 2척의 순양함을 잃는 등 치명타를 입었다(전사 2400명). 공습 55분 뒤에야 주미 일본대사 노무라는 미 국무부에 최후 통첩 문서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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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 공습을 다룬 영화는 미·일 합작영화인 ‘도라 도라 도라’(Tora! Tora! Tora!·리처드 플라이셔 감독·70년·144분)와 미국영화인 ‘진주만’(Pearl Harbor·마이클 베이 감독·2001년·184분)이다. 31년 터울을 둔 두 영화를 견주자면 ‘도라 도라 도라’가 사실적 묘사와 치밀성에서 훨씬 돋보인다(아카데미상 시각효과상).

‘진주만’은 진주만 사건 그 자체뿐만 아니라 42년 4월 둘리틀 중령의 B-25기 편대가 일본 도쿄를 기습하는 장면을 담아 미국 관객들의 감정을 달래 준다. 그러나 이 영화를 끝까지 보려면 참을성이 요구된다. 1억3000만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들인 영화답게 40분 동안 이어진 공습 장면만큼은 볼만하다(아카데미상 음향효과상).

‘도라 도라 도라’는 군사교범에 쓰여 있는 대로 ‘쉬운, 그러나 실천은 문자 그대로 쉽지 않은’ 교훈을 담고 있다.

첫째,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다. 오전 7시20분 레이더 관측병 맥도널드 일병이 “레이더에 수상한 비행기들이 나타났다”고 알렸지만 타일러 대위는 “걱정할 것 없어”(Don’t worry about it)라며 무시해 버렸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날아오는 미 B-17기 편대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확인하고 비상을 걸었더라면 피해를 줄였을 것이다.

둘째, 적을 알고 덤벼야 한다는 교훈이다. 적의 잠재적 전투역량까지도 평가해야 한다. 야마모토 사령관은 처음에는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걸 반대했다. 그는 위관장교 시절 미국에 파견됐던 까닭에 미국의 저력이 엄청나다는 점을 헤아렸다.

그러나 육군 지휘부는 영화 속의 도조 히데키 전쟁장관 말대로 “미 대통령 루스벨트는 유럽에 관심이 쏠려 있다. 우리가 왜 미국을 두려워해?”라고 오판했다.

기습작전이 성공한 뒤 영화 속의 야마모토 사령관은 고민한다. “우리가 한 일이라고는 잠자는 거인을 깨워 무서운 결의를 심어 준 것밖에 없는 게 아닐까.” 그 뒤의 태평양전쟁사(史)는 그의 걱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유용원의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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