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화 감상究

영화속의 전쟁 - 1900년대 초 중국

하승범 위드아띠 2007. 3. 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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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정치적 변혁기를 맞이한 20세기 초 중국은 혁명과 내전의 진통으로 몸살을 앓았다. 1911년 신해혁명이 일어나면서 삼민주의(민족·민권·민생)를 내세운 혁명지도자 쑨원(孫文)이 역사의 무대 위에 올랐다. 쑨원을 임시 대총통으로 한 난징(南京) 정부는 1912년 1월1일 중화민국의 탄생을 선포했고 네 살 어린아이였던 푸이(溥儀)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뒤로 중국에는 많은 사건과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났다. 대외적으로는 아편전쟁(1840~42년) 이래 중국에서 이권을 챙겨 온 외국 세력들과의 갈등, 국내적으로는 정치 이념을 달리하는 세력들끼리의 전투가 벌어졌다. 그 큰 줄기는 군벌들을 몰아내고 통일중국을 이루려는 장제스(蔣介石)의 북벌전쟁(1924~27년), 항일전쟁(37~45년), 그리고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의 내전(46~49년)이다.

격동의 20세기 전반기 중국의 단면을 보여주는 두 개의 명화는 ‘산 파블로’(The Sand Pebbles·감독 로버트 와이즈·66년작·179분)와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87년작·160분)다. 두 영화 주인공의 신분은 아주 대조적이다. ‘산 파블로’는 미 해군함정의 엔진을 책임진 기관사를 주인공으로, ‘마지막 황제’는 푸이의 기구한 일대기를 중국 현대사의 파노라마에 비춰 본 것이다.

미국 영화 ‘산 파블로’의 주 무대는 26년 중국 양쯔 강.  미국·스페인 전쟁(1898년) 당시의 옛 전함을 떠올리는 산 파블로호는 혁명과 내전으로 어수선한 양쯔 강 일대의 미국인들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이 영화는 전투의 긴장과 사랑을 적절히 섞었다. 기관사 홀먼(스티브 매퀸 분)과 이상주의 성향의 미국 여 선교사(캔디스 버겐 분), 홀먼의 전우 프렌치(리처드 애튼버러 분)와 청순가련형 중국여인 사이의 사랑은 모두 비극적 죽음으로 끝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든 와이즈 감독의 이 영화 하이라이트는 양쯔 강 전투 장면. 산 파블로호의 항로를 막으려는 민족주의적 중국인들과 미 해군 사이의 전투는 포격전에 이어 백병전으로 숨가쁘게 펼쳐진다. 결과는 압도적 화력을 지닌 미군의 승리. 뒤이어 벌어진 야간 총격전에서 산 파블로 함장과 홀먼은 끝내 죽음을 맞는다.

이탈리아·영국·중국의 합작품인 ‘마지막 황제’는 9개 부문에 걸쳐 아카데미 영화상을 받았다. 혁명과 전쟁으로 이어진 격동의 시대 속에 던져진 한 인간의 영욕 어린 삶을 조명했다. 눈에 띄는 전투 장면은 없지만 20세기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일본 관동군이 어떻게 꼭두각시 만주제국을 세웠는가를 잘 보여 준다. 소련군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공항을 점령, 푸이와 관동군 장교를 체포하는 장면은 짧지만 인상적이다.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유용원의 군사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