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화 감상究

영화속의 전쟁 - 노르망디상륙작전

하승범 위드아띠 2007. 3. 18. 16:40

1944년 6월6일 새벽 도버 해협을 바라보는 프랑스 서부 해안에서는 긴장이 흘렀다.

미 남북전쟁의 게티즈버그 전투와 한국전쟁의 인천상륙작전처럼 한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작전이 펼쳐질 참이었다. 미국 아이젠하워 장군과 영국 몽고메리 장군의 지휘로 미 제1군과 영 제2군의 9개 사단(6개 보병사단·3개 공수사단) 13만 병력의 연합군이 밀려들어오자 에르빈 로멜 원수 휘하의 독일 제7군이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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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담은 영화와 기록 필름들은 많다. 2개 부문 아카데미상(특수효과·촬영)을 받은 ‘지상 최대의 작전’(The Longest Day·켄 애너킨 감독·62년·179분), 5개 부문 아카데미상(감독·촬영·편집·음향편집·음향)을 휩쓴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on·스티븐 스필버그 감독·98년·170분), ‘디데이’(D-Day, the Sixth of June·헨리 코스터 감독·56년·106분)가 명작으로 꼽힌다.

‘지상 최대의 작전’에 잘 그려졌듯이 그 무렵 기상조건으로 봐 작전은 무리였다. 도버 해협은 20년 만에 가장 높은 파도를 기록했다. 독일 공군기상대는 로멜 원수에게 “도버 해협에 시속 50km의 강풍이 불고 비가 내릴 것”이라 보고했다. 마음을 놓은 로멜은 부인의 생일 파티 때문에 베를린으로 떠났다. 작전명 ‘Operation Overlord’이 뜻하듯 상륙작전은 천제(天帝) 또는 신의 도움을 받아 독일군의 허를 찔렀다.

미군의 상륙 지점인 오마하(Omaha) 해변을 무대로 한 영화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다. 밀러(톰 행크스 분)대위에게 주어진 임무는 언덕 위 독일군 포대를 침묵시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사실적인, 따라서 참혹한 전투 장면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디데이’는 제목과 달리 상륙작전 자체보다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다. 그렇지만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애연가가 아니더라도 격전을 치른 병사들에게 담배 한 모금은 평소와 다른 맛이다. ‘지상 최대의 작전’ 끝에 미군 준장(로버트 미첨 분)은 가슴에 품었던 시가를 꺼내 문다.

그러나 해변에는 이름 모를 병사들의 헬멧이 나뒹굴고 있다. 그 헬멧에 초점을 맞춘 채 ‘희망과 두려움, 피와 눈물과 땀으로 채워진 가장 긴 날…’이라는 음악 속에 영화는 끝난다.

지난해 여름 노르망디 해변에 가 봤다. 바다를 굽어보는 30m 언덕 위에 독일군의 콘크리트 벙커들이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있다. 작전 첫날 연합군은 해변에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1만 병력을 잃었다. 많은 미군이 전사한 오마하 해변에는 어린아이들이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60년 전 그날의 큰 희생을 밑거름으로 어린아이들이 평화를 누린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옷깃을 여몄다.<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유용원의 군사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