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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 감상究

영화속의 전쟁 - '다리'를 무대로 한 긴장과 죽음

by 하승범 2007. 3. 19.

실제 전쟁에서 다리는 전략·전술 측면에서 중요하다. 방어군의 입장에서는 다리를 사수함으로써 아군의 후퇴로를 지키고 마지막 순간에 폭파해 적군의 진격로를 막는다. 공격군의 입장은 그 반대다. 다리를 기습 선점함으로써 적군의 다리 파괴 시도를 막고 아군의 진공을 돕는다. 다리를 누가 먼저 장악하느냐에 따라 전세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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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둘러싼 긴장감을 다룬 명화로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머나먼 다리’ 말고도 ‘레마겐의 철교’(The Bridge at Remagen·존 길러민 감독·1969년·115분), ‘콰이 강의 다리’(Bridge on the River Kwai·데이비드 린 감독·1957년·155분), ‘다리’(The Bridge·베른하르트 비키 감독·1959년·106분)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영화 ‘레마겐의 철교’는 라인 강을 건너 독일 본토 진공을 꾀하려는 미군과 이를 막으려고 안힘을 쓰는 독일군 사이의 긴장과 전투를 보여 준다.  1945년 3월 라인 강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현실감이 높다.

독일 장군 폰 브록(피터 밴 에이크 분)은 철교를 폭파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마땅찮게 여긴다. 다리를 폭파할 경우 5만 명의 독일군 퇴로가 막히기 때문이다.

브록 장군은 책임감 강한 파울 크로이거(로버트 본 분)소령에게 레마겐 철교 수비대장을 맡기며 폭파를 가능한 한 미루라고 말한다. 크로이거는 막판에 미군이 밀려들 때 다리를 폭파하려 했으나 실패한 뒤 총살형을 받는다.  인간을 소모품으로 만드는 전쟁의 비정함, 군인으로서의 책임감, 죽음을 앞둔 인간들의 절망감 등을 생각케 하는 영화다.

‘콰이 강의 다리’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명화다(아카데미상 9개 부문 수상작). 버마 전선에서 일본군에 잡힌 영국군 포로(POW)들이 밀림 지대를 가로지르는 콰이 강에 다리를 건설하면서 겪는 고난의 스토리다. 일본군 포로수용소장 사이토(하야카와 셋슈 분)대령과 영국군 니컬슨(앨릭 기니스 분)대령의 긴장 관계가 볼 만하다.

니컬슨은 처음에는 일본군의 군수품을 실어 나르게 될 다리 건설을 거부하지만 부하들의 사기를 높이려고 동의한다. 그러나 완성 단계의 다리는 영국군 특공대에 의해 파괴된다. 다리 건설이 결국 이적 행위라는 생각보다 다리 자체에 집착하는 니컬슨의 심리가 인상적이다.

독일 영화 ‘다리’는 작가 에르빈 디트리히의 체험적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친구 사이로 지내던 16세의 소년들이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소년병으로 징집돼 어른들의 전쟁에 휘말린다. 소년들은 독일군 상병의 지휘 아래 전략적으로 중요하지도 않은 작은 다리를 지킨다. 한 미군 병사는 그들을 구하려 애쓰지만 전쟁은 본질적으로 냉정하다. 제1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의 제2차 세계대전판(版)이다.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유용원의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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