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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영화話

“리롄제 똑똑, 류더화 무뚝뚝, 진청우 고집쟁이”

by 하승범 2008.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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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롄제(李連杰)는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제가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지적인 사람입니다. 류더화(劉德華)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어서 의사소통하기가 좀 힘들고요.(웃음) 진청우(金城武)는 영화 속 캐릭터와 똑같은 고집쟁이랍니다.”

중화권 빅스타 3명을 각각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고 하자 천커신(陳可辛·47) 감독이 고심 끝에 말했다. 리밍(黎明)과 장만위(張曼玉) 주연의 ‘첨밀밀’(1997년)로 유명한 그는 이 세 스타와 함께 찍은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 ‘명장’의 개봉을 앞두고 방한했다.

‘명장’은 19세기 중엽 태평천국의 난으로 어지러웠던 청나라를 배경으로 의형제를 맺은 세 남자가 겪는 전쟁과 그들의 삶을 그린 제작비 400억 원의 대작. 

전날 시사회 무대 인사에서 그는 “‘첨밀밀’ 같지 않은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멜로는 이제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에는 뭘 해야 하나 고심하면서 공포 영화도 만들고 뮤지컬도 했는데 이 영화가 또 새로운 출발점이 됐네요.”

‘명장’은 스케일이 큰 전쟁 영화이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첨밀밀’이 현실이나 인간의 감정에 대해 ‘당의(糖衣)’를 씌웠다면 이 영화는 정직하고 거칠게 감정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피로써 의형제가 될 것을 맹세하는 거친 남자들의 영화이고 유일한 여성 캐릭터는 남자들의 의리를 방해하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저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고요. 그 시대에, 또 전쟁 때 남자들의 세계 안의 여성임을 감안하면 그것이 정확한 묘사라고 할 수 있죠.”

세 배우의 캐릭터 중 그가 가장 공감하는 인물은 리롄제가 연기한 캐릭터인 방 장군이다.  “강직한 군인이지만 탐욕과 이기심도 있는 방 장군 캐릭터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는 결점이 있으며 그것이 반드시 나쁜 건 아닐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선과 악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해도 괜찮다는 건 아니에요.”

한국을 자주 방문한 그는 서울에서 친구인 영화사 봄의 오정완 이사와 허진호 김지운 이재용 감독 등과 삼계탕을 먹고 커피숍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친구들이 청담동 등 강남에만 데려 갔었어요. 요새는 강북이 더 좋다면서 삼청동으로 가자고 하던데요?” <동아일보,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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