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화 감상究

영화속의 전쟁 - 아른헴 공방전 ; 마켓 가든 작전(Operation Market Garden)

하승범 2007. 3. 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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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9월17일 3만5000명의 연합군 공수부대원들이 수송기와 글라이더를 타고 독일군 후방 150km 라인 강변 아른헴 지역 가까이에 내렸다. 영국 1공수사단(The British 1st Airborne Division; 붉은 악마)을 주축으로 미군 제82공수사단(The 82nd Airborne Division) · 제101공수사단(The 101st Airborne Division) 과 폴란드 여단 장병들이었다. 주어진 임무는 아른헴의 주요 교량 다섯 개를 기습 점령, 영국 호로크 중장의 30군단이 진공해 올 때까지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44년 9월1일부로 원수(field marshal)로 진급한 영국의 몽고메리 장군은 연합군 최고 사령관 이이젠하워 장군에게 이렇게 주장했다. “만일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독일군 주력이 진 치고 있는 지크프리트(Siegfried) 서부 방어선을 비껴 가면서 전쟁을 44년 크리스마스까지 끝낼 수 있다.”

마켓 가든 작전(Operation Market Garden)이라 이름 붙여진 이 작전은 그러나 열흘 뒤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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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른헴 지역 공방전을 다룬 영국 영화가 ‘ 머나먼 다리’(A Bridge Too Far·리처드 애튼버러 감독·77년·175분)다.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거의 대부분의 영화가 독일군은 핫바지처럼 밀리기만 하고 연합군은 승승장구하는 것으로 그려졌지만 이 영화만은 다르다.

영화는 벨기에-네덜란드 국경 지대의 레오폴드빌에 자리한 영국군 제30군단 사령부에서 호로크 중장이 장교들에게 작전 개요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당시 분위기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성공으로 전 전선에 걸쳐 야전 사령관들이 “우리는 곧 승리하리라”며 들떠 있었다. 호로크 중장도 마찬가지였다.

“신사 여러분, 이 작전은 여러분이 손자들에게 두고두고 들려줄 얘기다. 아마도 손자들이 (여러 번 들어) 싫증 낼지도 모르겠다(웃음). 3개 사단 병력이 내일 라인 강 다리를 점령하러 간다. 주어진 임무는 독일군 방어진에 구멍을 내는 일이다. 이 작전에서 진격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speed is the vital factor).”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보급 등 속도를 뒷받침할 만한 여건이 안됐고 아른헴 지역의 독일군 방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작전을 밀어붙였다. 독일군 서부 전선 사령관 발테르 모델 원수는 마켓 가든 작전 11일 전에 독일군 정예 부대인 제2 SS 기갑군단 병력을 아른헴으로 이동시켰다. 영국군 작전 총책인 브라우닝 중장이 그런 사실을 작전 개시 이틀 전에야 항공 사진으로 어렴풋이 알았지만 “설마…”하며 작전을 강행했다.

연합군 공수부대원들은 악전고투를 벌였으나 끝내 숱한 사상자를 낸 채 물러났다.

영화 끝에 영국군 제1공수사단장 어카트(숀 코너리 분)소장은 한탄한다. “나는 1만 명의 부하를 데리고 갔지만 단둘이 돌아왔을 뿐이야. 처음부터 그 다리들이 너무 멀리 있다고 생각했어.”  로버트 레드퍼드를 비롯한 유명 배우가 대거 등장하고 전술 교범에서 다룰 만한 교훈적 영화다.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유용원의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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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tion Market Garden in September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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