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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 감상究

영화속의 전쟁 - 포로수용소

by 하승범 2007. 3. 22.

전쟁은 귀중한 인명 손실을 가져온다. 전사자(KIA)뿐만 아니라 부상자·포로(POW)가 생겨난다. 또 적지않은 실종자(MIA)를 낳는다. ‘전쟁포로 네트워크’(www.pownetwork.org) 자료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 전사자는 약 40만7000명, 부상자는 67만 명, 포로가 됐거나 실종자로 처리된 숫자는 7만9000명에 이른다.

전쟁포로는 전쟁영화의 훌륭한 소재다. 한계 상황에서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린 인간군(群)을 다룸으로써 전쟁의 비정함은 물론 우리 인간의 존재 의미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어쩔 수 없이 전쟁포로가 됐지만 철조망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자나 깨나 탈출을 꿈꾸는 것이 전쟁포로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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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 포로수용소에서 대담하게 탈출을 꾀하는 영화는 많다. 그 가운데 ‘대탈주’(The Great Escape·존 스터지스 감독·1963년·172분), ‘제17 포로수용소’(Stalag 17·빌리 와일더 감독·1953년·120분), ‘급행탈출’(Von Ryon’s Express·마크 로브슨 감독·1965년·117분)이 명화로 꼽힌다. 모두 미국 영화다.

‘제17 포로수용소’는 전쟁포로 영화의 원조이자 최우수작의 반열에 든다. 무대는 전쟁이 한창이던 1944년 다뉴브 강 근처의 제17 포로수용소. 630명의 미군 상사가 4만 명에 이르는 다른 연합국(소련·체코·폴란드) 포로와 함께 수용돼 있다. 타고난 도박사 세프턴 상사(윌리엄 홀든 분)는 사막에 떨어뜨려도 살아남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 세프턴은 그러나 동료들 사이에 밀고자로 의심을 받고 집단 폭행마저 당한다.

영화는 세프턴이 독일계 미국인 스파이에게 “진주만이 언제 일어났느냐”고 물었을 때 그가 제대로 대답을 못하면서 극적인 반전을 보인다. 끝에 세프턴이 “(먼 훗날) 길에서 마주치더라도 모른 척하자”는 한마디를 남기고 탈출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유쾌함마저 안겨 준다.(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그보다 10년 뒤에 나온 ‘대탈주’는 수용소 밑으로 지하 터널을 파 철조망 바깥으로 집단 탈출하는 영화다. 포로들은 말한다. “우리가 집단 탈출을 꾀해야 독일군 한 명이라도 우리 때문에 (전선이 아닌) 후방에 붙잡아 둘 수 있다.” 말하자면 탈출 투쟁을 벌여 적을 혼란스럽게 만들겠다는 의지다.

탈출 포로 힐츠 역의 스티브 매퀸이 오토바이로 고속 질주하는 장면은 (비록 곧 붙잡혀 징벌 방에 갇히긴 하지만) 자유를 향한 인간 의지 그 자체를 보여 준다.

‘급행탈출’은 이탈리아의 포로수용소에 갇힌 연합군 포로들이 미군 조종사 출신의 라이언(프랭크 시내트라 분)대령의 지휘 아래 기차를 타고 스위스로 탈출을 꾀한다는 줄거리다. 시내트라의 매력이 배어나는 짜임새 있는 영화다.

포로들의 탈출을 다룬 영화는 어디까지나 꿈의 세계다. 실제로 탈출에 성공한 포로는 극소수였다. 일부 포로들은 붙잡힌 뒤 처형됐다.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유용원의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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