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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 감상究

전쟁영화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가!

by 하승범 2007. 3. 10.

2003년 8월 미 국방부 펜타곤에서 한 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특수작전국 고급장교들이 중심이 돼 함께 본 영화는 ‘알지에의 전투’(1966년 작). 이 영화는 이탈리아 영화감독 길베르토 폰테코르보의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다. 영화를 볼 무렵 이라크 주둔 미군은 반미 게릴라들의 기습공격으로 거의 날마다 사상자를 냈다. 펜타곤 지휘부가 그 영화를 본 까닭은 무엇인가.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8년 동안(1954~62년) 벌어졌던 알제리 독립전쟁은 폭탄테러와 살육으로 얼룩졌다. 프랑스 정부는 전쟁비용과 사상자가 늘어나자 반전여론에 시달렸다. 전술 측면에서는 프랑스군이 이겼지만 전략에서는 알제리 게릴라들에게 졌다. 게릴라들은 테러전술을 바탕으로 프랑스군 사상자를 가능한 한 많이 내 반전여론을 일으켜 프랑스군이 물러나도록 한다는 전략이었다.

결국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던 드골은 알제리를 독립시켰다. 프랑스군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고도 게릴라들을 제압 못하고 알제리에서 물러난 것은 전쟁교범의 좋은 소재다. 펜타곤 고급장교들이 ‘알지에의 전투’를 본 것은 이를 거울 삼아 이라크 사태 안정을 위한 전술·전략을 다시 검토해 보자는 뜻에서였다.

군 장교들은 전쟁영화에서 전략·전술의 힌트를 얻지만 우리 병사들도 전쟁영화에서 느끼는 점이 적지 않을 것이다. 좋은 전쟁영화는 그저 ‘타임 킬링’을 위한 오락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실제상황에서 전쟁은 결코 컴퓨터 게임처럼 ‘오락’이 아니다.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초긴장 극한상황이 바로 전쟁이다. 참호 속에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전우들과의 우정은 깊어지고,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한다. 멀리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삶과 사랑,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긴다.

우리 인류는 지금껏 크고 작은 숱한 전쟁을 치러왔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3400년 동안 전쟁이 벌어지지 않은 해는 268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군인이 전쟁을 체험하는 것은 아니다. 전쟁영화는 우리들에게 전쟁의 ‘간접체험’을 전해준다.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유용원의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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