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화 감상究

영화속의 전쟁 - 스페인내전

하승범 위드아띠 2007. 3. 11. 14:00

20세기 유럽의 가장 참혹한 내전으로 일컬어지는 스페인 내전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다.

스페인 내전은 1936년부터 39년까지 3년 동안 무려 100여만 명(추정)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내전은 자유민주주의 대 파시즘의 충돌이었다.   총파업과 유혈폭동에 이어진 정치위기 속에 36년 공화파인 ‘인민전선’이 선거에서 이겨 정권을 잡자 파시스트 성향의 팔랑헤당(黨)과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의 군부가 봉기함으로써 스페인 내전이 시작됐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전차·비행기를 보내 프랑코 장군을 도왔다. 독일군 콘도르 비행단은 게르니카 마을 주민 1500명을 공습으로 죽였다. 공화파를 돕기 위해 약 4만 명에 이르는 전세계 자유주의자들이 ‘국제여단’ 이름으로 싸웠으나 프랑코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내전의 참상은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의 학살’, 그리고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도 실감나게 묘사된 바 있다.   스페인 내전은 두 편의 명화를 낳았다.

헤밍웨이의 소설이 바탕인 미국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감독 샘 우드·1943년작·상영시간 170분), 다른 하나는 영국 영화 ‘랜드 앤 프리덤’(Land and Freedom·감독 켄 로치·1995년 작·상영시간 107분).

두 작품은 무려 52년 터울을 두고 만들어졌지만 바탕에 흐르는 인간애라는 정서는 같다.

보안관 영화 ‘하이 눈’(1952년 작)에 출연한 게리 쿠퍼, ‘카사블랑카’(1942년 작)의 잉그리드 버그먼이 열연한 ‘누구를…’는 목석 같은 사내라도 끝내 가슴이 찡해지는 명작이다.

공화파를 위해 내전에 뛰어든 미국인 폭발물 전문가 로버트 조던(쿠퍼 분)이 프랑코군에 부모를 잃은 순진한 마리아(버그먼 분)를 만나 달빛 아래 나누는 서정시 같은 사랑, 긴장감 속의 다리 폭파 장면들은 영화사에 오래 기억된다.

조던이 추격군의 총에 중상을 입자 동지들의 피신을 도우려고 가물거리는 정신을 모아 기관총을 발사하는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마리아는 절규하며 그를 떠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는 다리가 지닌 전술적 중요성을 말해 준다. 작전에 따라서는 다리를 파괴해 적군의 이동로를 막거나, 후퇴하는 적이 다리를 파괴하기 앞서 이를 점령해 아군의 진격로를 확보해야 한다. 영화에서는 기습 공격작전 뒤 있을 프랑코군의 지원병력 이동을 막으려는 쪽이다. 그럴 경우 영화 속 공화파 장군의 말대로 폭파 시점이 매우 중요해진다. 늦어도, 빨라도 안 된다.

영국 감독 켄 로치의 ‘랜드 앤 프리덤’은 지원자로 참전, 국제여단 소속으로 공화파를 위해 싸운 한 청년 이상주의자 데이비드(이언 하트 분)가 주인공.

같은 공화파 안의 이념적 대립과 좌절, 그리고 전쟁이라는 극한상황 속에 피어난 인간애를 사실적으로 그려 칸 영화제 비평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후반기 무대는 스페인 동북부 도시 바르셀로나. 이 작품은 1920년대 격변기의 중국 상하이를 무대로 한 말로의 소설 ‘인간의 조건’을 떠올리게 한다.   <김재명 분쟁지역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www.stevenh.co.kr/303